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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이런저런이야기

퇴행성관절염 / 전문의에게 듣는다

 

연골 닳아 통증 … 적절한 치료로 노년을 편안히 
 
 


 ▲ ‘관절경 수술’은 무릎의 손상 정도에 따라 이에 맞는 적절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재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 파주에 사는 이송자씨(70)는 조금만 움직여도 무릎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 걸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씨와 같이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신체가 늙어감에 따라 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성인의 70∼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 하지만 수술이 두려워 통증을 참거나, 나이를 먹으면 으레 찾아오는 당연한 질환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퇴행성관절염은 그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만 해 주면 통증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질환 가운데 하나다. 퇴행성관절염에 대해 알아본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과 그 주위의 뼈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특히 무릎이나 고관절같이 체중이 많이 쏠리는 부위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움직임이 힘들어지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관절의 변형까지 초래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활동량 저하로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거나, 동반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이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장년층이나 노년층에서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스포츠 레저 활동이나 비만, 잘못된 습관 등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무릎관절은 우리 인체에서 가장 큰 관절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해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연골의 재생능력이 떨어지고, 육체노동이나 사고 등에 의해 반복적인 손상을 입은 경우 많이 발생한다. 특히 밭농사 등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해야 하는 작업환경에 있거나, 가사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퇴행성관절염은 처음에는 잠깐씩 아프다가 차츰 통증의 시간과 강도가 심해진다. 또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증상이 있을 때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심각한 상태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처음 나타나는 증상을 보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다가 차츰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이 느껴진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가만히 있을 때도 무릎이 아프고, 무릎 안쪽의 물렁뼈가 닳아 관절이 좁아지면서 `O자”형 안짱다리로 휘는 관절 변형이 진행된다.

퇴행성관절염은 증세가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다 관절의 마모가 심해지면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에는 관절 상태가 아직 양호한 경우엔 `관절내시경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때는 치료가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시기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영구적인 수술이 아니라, 수술 후 통증이 남을 수 있고 운동에 제한이 올 수도 있어 이 시기에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관절염의 악화를 막고, 인공관절 수술의 시기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관절 상태를 명확히 확인한 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존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중등도 이상 연골이 손상됐거나, 반월(半月)상 연골의 파열이나 심한 활액막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엔 연골 손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이 도움이 된다.

관절경 수술은 무릎의 손상 정도에 따라 이에 맞는 적절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재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 시술은 환자의 무릎 상태와 나이, 활동 정도를 고려해 변연부절제술ㆍ미세골절술ㆍ자가골연골이식술ㆍ자가연골세포이식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관절경 수술은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므로, 수술 후 적절한 운동 및 체중조절, 생활습관의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전문의와의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관절 상태를 확인하고 잘못된 운동이나 생활습관에 대해 점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관절경의 경우 병변의 진행 정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무릎 통증을 오래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퇴행성 변화로 연골이 닳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일명 `O자” 다리로 변형까지 진행된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구 등의 발달로 15~20년 장기 사용이 가능해 재수술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었다.

인공관절수술은 변형된 관절부위 연부 조직의 `균형 맞추기”가 수술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므로 변형된 관절조직을 세밀히 살필 수 있는 경험 있는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관절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앞쪽 관절에 체중이 쏠리게 해 부담을 주므로 삼가야 한다.

또 비만은 관절에 무리를 주어 관절 손상 및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운동을 통해 무릎관절 주위의 근력을 강화하고, 관절이 굳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에는 체중이 많이 실리지 않는 수영, 실내자전거, 가볍게 걷기 등이 좋으며 일주일에 4~5회, 15~30분이 적당하다. 다만 운동중이나 끝난 뒤에 무릎이 붓고 아프다면 운동량을 줄여야 한다.


조재현<제일정형외과병원 진료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