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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인공재배, 국내 최초 성공


산림과학원, 홍천 소나무 숲서 감염 묘 이식기술로 7년 만에 송이 인공증식

인공재배로 자라난 송이.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송이의 인공재배가 국내 처음 성공했다.

산림청은 18일 소나무 숲에서만 딸 수 있고 인공생산을 할 수 없었던 송이를 인공적으로 생산, 대량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최완용)은 최근 10여년의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송이가 자라지 않던 소나무 숲에서 송이가 나서 자라도록 하는데 성공, 송이 인공증식의 길을 열었다.

◆어떻게 성공 시켰나=산림과학원 바이오에너지연구과 미생물연구팀(박원철 가강현)은 강원도 홍천 동면의 국유림에서 2004년 4월 송이가 나지 않던 30년생 소나무 숲에 송이 균이 뿌리주변을 감싼 소나무를 옮겨 심은 뒤 6년6개월이 지난 올 10월 송이를 생산했다.

송이는 소나무 숲에서만 딸 수 있었을 뿐 인공적으론 생산하지 못했다.

연구를 통해 송이가 생산된 곳은 낙엽송나무로 둘러싸인 소나무 숲이다. 35년 전 낙엽송 조림을 했으나 실패,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곳으로 산림과학원이 2000년 송이가 나지 않는 곳임을 확인하고 연구에 나섰다.

송이생산에 성공한 기술은 송이 감염묘(感染苗)를 이용하는 것. 송이가 나던 곳에다 어린 소나무를 심어 이 소나무에 송이균을 감염시킨 뒤 큰 소나무가 있는 산에 다시 옮겨 심는 방법이다.

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이 기술은 송이균의 활착률이 20%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송이 인공재배연구를 시작했지만 실제로 송이가 나지 않던 곳에서 송이를 생산한 예는 없었다.

◆외국 사례와 앞으로 계획=일본은 송이 인공재배를 위해 100년 이상 연구한 끝에 1983년 히로시마 임업시험장에서 처음 송이 감염 묘를 이용, 버섯 한 개를 딸 수 있었다.

하지만 송이 균이 뿌리를 내리는 비율이 떨어져 그 이후 이 방법으로 꾸준히 생산되지 못했다.

산림과학원은 40여년 ▲송이발생 예찰에 따른 환경관리기술개발 ▲송이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 ▲송이 감염 묘를 이용한 송이인공생산기술개발 ▲침엽수를 이용한 버섯재배기술 개발 등으로 송이연구를 거듭해왔다.

송이는 가을철 소나무림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동양권에선 매우 비싸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송이 품귀현상이 빚어져 kg당 판매 값이 15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산림과학원 바이오미생물연구팀 박원철 박사는 “감염 균의 송이 균 활착률이 20%를 넘어 송이가 더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산림과학원은 개발한 송이인공재배기술을 내년부터 동해안 대규모 산불피해지역의 송이복원사업 등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